휴대전화를 iPhone 16 Pro로 바꿨습니다. 출시 당일에요. 사전 예약이 열리자 마자 구매했고, Apple 하남에서 픽업했습니다. 사진 찍는 게 취미인 만큼 더 강력해진 카메라 성능과 카메라 제어 버튼이 가장 기대됩니다. 더 자세한 사용기는 나중에 블로그 게시글로 작성해 보도록 해보겠습니다.
25m 영점 표적지. 전쟁 나면 적군을 사살하지는 못 하더라도 확실히 고자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3일 뒤, 예비군 훈련을 갔습니다. 지난 달까지는 그러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국방모바일보안(외부인용) 앱을 설치해서 카메라를 차단하라고 하더군요. 예비군 훈련을 이수하려면 어쨌든 카메라를 차단해야 하니 저는 앱을 깔아서 카메라 차단 프로파일을 설치했습니다. 휴대전화를 구매한지 3일 만에 카메라가 차단되니 기분이 좀 그렇지만, 어쨌든 국가 안보와 관련된 사항이니 저는 통제에 따랐습니다.
훈련이 끝나고 카메라 차단을 해제했습니다. 비콘을 인식하여 카메라 허용 프로파일을 다운로드하고 설치했습니다. 이후 저는 카메라 차단이 풀렸는지 확인하기 위해 iPhone 16부터 탑재된 카메라 제어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반응이 없었습니다.
뭔가 잘못된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국방모바일보안 앱으로 카메라를 다시 차단하고 허용한 후, 카메라 제어 버튼을 눌러봤습니다. 그래도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예비군 훈련 퇴소를 담당하던 교관님에게 물어봤으나 돌아오는 답은 고객 센터에 전화하라는 말이었습니다.
iPhone 16 시리즈가 출시한지 얼마 안 돼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고객 센터에 전화를 하면 해결되지 않을까 하고 전화번호를 키패드에 입력하고 있던 중에, 옆에 있던 제 친구가 '카메라 앱 아이콘을 눌러서 실행하면 카메라가 정상 작동한다'고 얘기해줬습니다. 그 말을 듣고 카메라 앱을 검색해서 실행하니까, 진짜로 카메라가 실행되긴 했습니다.
"그렇다면 카메라 앱이 차단되면서 카메라 제어 설정이 초기화된 것은 아닐까?" 하는 가설을 세우고, 설정 → 카메라 → 카메라 제어로 들어가서 어떤 앱이 기본 값으로 설정되어 있는지 확인해봤습니다.
제 가설은 맞았습니다. 아무런 앱도 호출되지 않도록 설정이 변경되어 있었습니다. 국방모바일보안 앱으로 카메라 차단 프로파일을 설치하면 카메라 앱 자체가 사라지는데, 그 과정에서 카메라 제어의 기본 앱 설정이 '없음'으로 변경되는 것입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았으니, 저는 해당 옵션을 기본 값인 '카메라' 앱으로 다시 설정했습니다. 이후 카메라는 문제 없이 잘 작동했습니다.
휴대전화를 새로 산지 불과 3일 만에 카메라가 고장난 줄 알고 식겁했습니다. 문제는 간단하게 해결되었지만, 제품이 출시된지 며칠 되지 않았기에 카메라 제어 기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았습니다. 카메라 차단이 해제될 때 카메라 제어 설정이 원복되게 만들거나, 아니면 사용자가 카메라 제어 설정을 직접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절차가 필요해 보입니다.